경인일보 2016년 1월 6일자에 최신원 회장님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하는 최신원 SKC회장> 인터뷰가 게재되었습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하는 최신원 SKC 회장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 최고의 행복이자 특권
가진 것을 베풀어야 한다는 아버지 말씀 되새기며 살고 있어
기업 이윤 사회환원·봉사… 끊임없이 아픔 보듬는 노력할 것
어려운 경제상황속 지역기업 성장위한 ‘징검다리 역할’ 약속
2015년 막바지에 다다른 지난 12월 29일, SKC 최신원(64)회장과 서울 을지로 집무실에서 만났다. 처음 만난 순간 “어서들 와요. 찾아와 줘서 고마워요. 고마워요” 하며 먼저 손을 내밀며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아줬다. 시원시원한 말투에다 화통한 웃음 소리는 매력적이었다.
하얀 셔츠에 풀어헤친 넥타이,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솔직함이 묻어나는 그의 모습에서 대기업 회장이란 사실을 순간 까맣게 잊게 했다.
한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하는 시점에 굳이 최 회장과의 만남에 나선 건 모두가 지금 힘든 시기에 나름의 행복한 삶에 관해 조언을 얻고자 했기 때문이다. 따뜻한 차 한잔을 놓고 그가 풀어놓는 일상의 이야기는 ‘기부와 나눔’으로 귀결됐다.
최 회장은 “서로 기분 좋게 이야기나 나누면 좋은 거지. 뭘 틀에 박힌 인터뷰를 하려고 하냐”며 “다들 잘 살려고만 하는데 주위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정작 자신이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이라는 걸 모르는 것 같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아버지로부터 내가 가진 걸 남들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걸 배워왔다”며 “아버지도 그러셨고 자식된 도리로서 당연히 아버지를 따라 그렇게 해야 한다는 걸 늘 되새기면서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회장의 차남으로 현재 국내 재계 서열 3위인 SK 집안의 맏형인 최 회장은 ‘기부 영웅’ ‘나눔 전도사’ 등으로 불리면서 소외된 이웃을 직접 찾아 나서 봉사와 기부를 실천하는 CEO로 유명하다.
‘기업가들이 솔선수범해 나눔을 실천해야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1952년 수원 출생인 최 회장은 지난 1981년부터 SK그룹에 몸담았다. 선경인더스트리 이사, 선경그룹 전무를 거쳐 2000년부터 SKC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의 나눔 멘토는 선친 최종건 회장이다.
그는 선친에 대해 “항상 주변 이웃을 보살피는 것에 소홀하지 않았고 나눌 수 있다는 게 최고의 행복이자 특권으로 가르쳐주셨다”고 회고했다.
최 회장은 지난 2008년 11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발표한 개인 기부자 명단에서 현직 기업인으로는 최고액인 3억3천200만원을 기부하고 대기업 회장 중에는 처음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회원에 정식으로 가입했다.
이어 2009년에는 미국 경제 주간지인 포브스 아시아판이 선정한 ‘기부 영웅’으로 뽑히기도 했다. 2011년 7월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5대 회장으로 취임한 최 회장은 지난 2014년 7월 임기가 만료됐으나 연임이 결정돼 2017년까지 모금회를 더 이끌고 있다. 나눔 문화 확산에 나서면서 그가 내놓은 기부금은 28억원에 달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몸소 실천하는 최 회장은 세계공동모금회(United Way Worldwide·UWW)가 발족한 세계리더십위원회의 유일한 아시아 국가 위원으로 위촉됐다. 그의 기부와 나눔에 대한 신념은 지난해 9월 세계공동모금회의 산하조직 세계리더십위원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고액 기부자 모임인 세계리더십위원회가 아시아에서 개최한 것은 지난 1887년 UWW가 설립된 이후 처음이었다.
2013년부터는 다문화 가정과 탈북청소년을 위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최 회장은 “나눔은 이제 일상이고 습관이 됐다”며 “돈은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쓰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나누면서 새롭게 배우게 된다”고 했다. 최 회장은 현재 수원상공회의소 회장이자 경기도상공회의소연합회장으로 지역 경제 발전에 힘쓰고 있다.
그는 “지금의 내 위치에서 해야 하는 일은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고민을 듣고 무엇을 도와줘야 할지 고민하는 것”이라며 “기업인들 어깨 두드려주고 흥이 나서 일할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2016년 한해 상공회의소 역할에 대해 “국내외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의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려고 한다”며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제도적 규제를 해소하고 갖가지 기업 애로를 해소하는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경기도상공회의소연합회장으로서도 회원사들과 함께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지역 사회의 아픔을 보듬으려는 노력도 함께 펼치고 있다.
그는 “기업인들도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럴수록 힘을 합쳐 더 어려운 이웃을 도와야 하는 게 바로 진정한 나눔”이라며 “회원사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으고 몸으로 실천하는 봉사활동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최 회장에게 ‘새해 덕담 한마디’를 부탁했다. 이에 그는 “내가 많이 갖고 잘나서 베풀 수 있는게 아니라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웃과 나누려고 더욱 노력하고 있다”며 “서로 나누고 양보하면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이 정말 가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