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중남미지사장 정길화 회원님께서 보내주신 소식입니다.



<좋은 아침> 인터뷰

- MBC 중남미지사의 초대 지사장으로 취임 1주년을 맞이한 것을 축하드립니다. 전혀 하드웨어가 구축되지 않은 가운데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계신데 지사 설치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 당연히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흔히 '브라질 코스트'라고 하는 부담에서 저 또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초행길이라 준비 부족, 정보 부족, 인맥 부족 모든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저는 '브라질 코스트'에 더해서 한국과의 거리, 언어(포어), 물가, 치안 등 4 가지가 현실적으로 브라질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고맙게도 먼저 자리를 잡은 KBS나 연합뉴스 등 타사에서도 많이 도와주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상파울루에 한국의 언론사 특파원이 늘어나는 것은 한국사회에서 브라질과 남미의 위상이 날로 제고되는 것을 반영하는 고무적인 일입니다. 공관이나 교민사회에서는 유수한 언론사 특파원이 브라질에 많이 올 수 있도록 여건 조성을 하고 자기일처럼 도와줄 필요도 있습니다. 다행히 저의 경우 주변에서 많은 분이 관심과 격려로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 지난 1년여 활동 중 가장 보람되었던 일과 아쉬웠던 일이 있다면?

; 보람있는 일은 우선 PD로서 MBC <생방송 금요와이드>를 통해 K-POP을 필두로 여러 아이템을 방송해, 우리 시청자들에게 브라질을 알리고 남미에 대한 흥미와 이해를 북돋운 점입니다. 또 유튜브에 MBC 지사의 계정을 만들어(MBC747), 언제든지 지사의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을 열었다는 것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작년 9월 7일 파울리스타 홈즈클럽에서 MBC의 K-POP로드쇼 브라질 예선대회가 개최될 때 이민 50년사에 사실상 처음으로 브라질 청소년들이 한국의 아이돌 엠블랙(MBLAQ)을 보기 위해 파울리스타에 장사진을 이루었던 일이 기억납니다.

아쉬운 일은 콘텐트 비즈니스까지 맡고 있는 지사장으로서, 지난 1년간 스페인어권에는 MBC의 프로그램이 다수 팔려서 남미 시청자들과 한국 방송 프로그램의 우수성을 공유하였지만 정작 지사가 있는 브라질에서는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어 이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한국에서는 시사교양프로그램의 제작자로서 활동하였는데 중남미에서는 연예담당 PD처럼 느껴지기도 한데....?

; 사실입니다. 우선 제가 레귤러로 들어가는 프로그램이 MBC의 주부대상 매거진 프로그램인 <생방송 금요와이드>인데 PD로서 능소능대 어떤 프로그램에도 자신을 맞출 수 있어야 합니다. 일반 시청자들이 브라질과 중남미를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런 아이템을 찾아서 주로 하다 보니 예능 PD처럼 보이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근데 정말 그렇게 느끼셨다면 저로서는 성공한 것이지요. 요즘 한국에서도 예능 PD가 잘 나가지 않나요..?(웃음) 다만 제가 그래도 PD수첩,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을 한 시사PD로서 뭐랄까 좀더 진지한 이슈를 다루고 싶다는 욕심은 있습니다. 앞으로 한국의 시청자는 물론 브라질의 교민들께서도 저를 성원해 주시면 영역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 이곳 중남미에서 취재한 내용이 한국에서는 어느 정도 방영되었으며, 이로 인한 효과는..?

; 작년 8월부터 방송이 시작되었습니다. 월1회가 기준인데 통산 12회가 방송되었습니다. 50% 초과달성한 셈이지요. K-POP, 블루메나우 옥토버페스트, 보사노바, 카니발 등 다양한 아이템을 취재하고 방송하였는데, 보사노바의 경우 교민여러분께서 특히 좋아해주시어 감사드립니다. 향후 더 다양한 소재로 현장 중심, 이슈 중심을 지향하도록 할 것입니다. 
 


- 근무기간 중 중남미중 어느 나라를 취재했으며 가장 가슴에 남는 프로그램은?

; 네 제가 중남미지사장이라 라틴아메리카 권역이 다 카버리지에 들어갑니다. 즉 위로는 멕시코에서 중미와 카리브해를 거쳐, 남미 전역과 푼타스 아레나스와 우슈아이까지 다 제 취재권역입니다. 나라 수로는 34개국 내외인데요.. 그동안 브라질을 필두로 콜롬비아, 칠레, 페루, 에콰도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멕시코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W라는 국제 시사프로그램과 다양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도 제작했는데 그때 이미 쿠바, 볼리비아, 엘살바도르를 다녀온 적이 있어 34개국 중 11개국을 다녀온 셈입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라면 작년 12월 에콰도르 키토 페스티벌을 취재해 그곳 문화부장관으로부터 감사 서한을 받은 게 생각이 나고요. 브라질에서는 히우 파벨라를 취재하면서 취재목적상 파벨라 안에 있는 호스텔에서 투숙 체험을 했던 게 생각납니다. 
 


- MBC에서는 향후 중남미에 대한 어떠한 투자계획을 가지고 있는지?

; 좋은 질문입니다. 제가 앞에도 말씀드렸듯이 MBC 중남미지사는 프로그램 제작과 콘텐트 비즈니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고 있는데 비즈니스는 글자 그대로 사업이지요, 그런데 아시다시피 브라질에서 사업은 법인이 아니고는 불가능합니다. 회사에서 브라질을 중심으로 MBC 지사가 남미에서 콘텐트 비즈니스를 제대로 본격적으로 할 수 있도록 법인화를 하기로 방침을 세웠습니다. 지금 사내 프로세스가 진행중이고요 빠르면 올해 안에 출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법인화 이후 타임블록 사업, 채널 사업 등 여러 가능한 영역에 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 MBC에서 제작한 각종 유명 프로그램들을 이곳 중남미에서 판매코자 노력을 경주하였는데 그 실적과 전망은...?

; 앞서 질문을 답변하면서 잠깐 말씀드렸습니다만 스페인어권에는 일정한 성과가 있는데 비해 아직 브라질에서는 성과가 미흡합니다. MBC는 이미 11편의 드라마를 스페인어로 번역해 중남미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2009년 이래 근 50만$ 상당의 판매실적으로 올린 바 있습니다. 중남미 10여 개국에 MBC의 <대장금>, <내조의 여왕>, <커피 프린스>, <불새> 등이 판매되어 방송되고 있는 것입니다.
 

아쉽게도 브라질에서는 아직 공식 루트를 통해 MBC는 물론 한국 방송사의 콘텐트가 방송된 사례가 없습니다. 1년 동안 제가 여기 글로보, RECORD, BAND 등 5대 방송사를 비롯해 케이블이나 지역방송까지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 여건이 만만치 않습니다.

말씀이 나왔으니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만 MBC를 포함한 한국의 방송사들이 해외에 콘텐트를 보급하려 애쓰고 있는데 이거 사실 돈을 벌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판매 단가를 보면 제일 비싸게 받는 나라도 회당 1,000불이 넘지 않습니다. 이거 영업비밀인데요(웃음). 그 드라마를 만든 애초의 제작비나 콘텐트 저작권은 논외로 하더라도 스페인어 번역, 더빙 제작비도 안 나오는 가격입니다. 브라질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포르투갈어로 번역, 더빙을 해야 할텐데 이 경우 스페인어보다 2배 이상의 견적이 나옵니다. 지사 운영비, 마케팅 비용까지 감안하면 완전히 '출혈 수출'입니다. 그럼에도 MBC가 왜 중남미지역에 드라마 등의 콘텐트를 보급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공영방송의 책무이기도 하면서 궁극적으로 국익과 국격 제고를 위해서 하는 것입니다. 가령 <대장금>이 전세계 70여개국 이상에 방영되면서 한국의 국가 브랜드나 이미지가 얼마나 좋아졌는지를 생각해 보시면 알 일입니다. 중국에서, 일본에서, 인도에서, 이란에서, 동구권에서, 그리고 중미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KBS <겨울연가>, SBS <천국의 계단>도 마찬가지입니다. 이것이 방송콘텐트의 힘입니다. 한국의 우수한 방송드라마가 브라질을 위시한 라틴아메리카 역내에 방송되어 현지국민들이 시청한다면 한국과 한국 기업의 제품에 대한 이미지뿐 아니라 교민들과 주재원, 공관원 등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이미지가 최고조로 향상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이것이 결코 MBC 등 특정 방송사의 문제에 한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장금>이 가지고 있는 콘텐트로서의 힘을 확신하고 있는데 가령 이민 50주년을 맞이하여 <대장금>이 브라질 방송 채널을 통해 방영된다면 어떻겠습니까?



K-POP의 경우와는 또다른 차원이 전개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 콘텐트의 브라질 내 방영에 대해서는 대사관, 총영사관은 물론 우리 기업 지상사 그리고 교민사회에서도 각별히 관심을 가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 대사관이나 총영사관은 다른 일로 바빠서인지 이에 대한 문제 인식이 부재한 것 같고 기업이나 교민사회의 관심도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MBC 혼자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도와 주십시오.. 한국 방송 콘텐트의 브라질내 방영을 위하여 MBC 지사는 모든 수준의 논의를 열어놓고 있습니다.
 

- K-POP에 대한 취재를 많이 하셨는데 이곳에 느끼는 현장의 분위기는? MBC에서 별도의 K-POP 대회를 개최할 예정으로 있다는데..?

K-POP의 분위기는 제가 브라질에 부임해서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5월 한인회의 한국문화의 날에 이어 8월 청사모의 드림콘서트를 보면서 실체를 목도하였고, 결정적으로 K-POP 아이돌 엠블랙(MBLAQ)이 방문한 9월 MBC의 K-POP로드쇼에서 새로운 국면에 들어갔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12월에 유나이티드 큐브의 남미 최초 유료 공연이 있었고 올해는 JYJ의 칠레, 페루 공연이 남미를 강타했습니다. 이제는 저변확대를 거쳐, 질적 성숙의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K-POP을 지나치게 인위적으로 육성하는 것은 역작용을 우려해서 경계할 일이지만 분위기 조성이나 멍석을 깔아주는 것은 필요하고 또 가능할 것입니다. MBC는 K-POP을 통해 한국문화의 역동성을 남미에 확신시키는 계기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여기에 생산적인 활력을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올해 우선 상파울루, 히우데 자네이루, 포르탈레자 등 브라질내 3개 도시에서 K-POP을 좋아하는 브라질 청소년을 대상으로 커버댄스 콘테스트를 개최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또 한국에서 아이돌 스타 군단들이 브라질로 찾아와서 공연하는 대형 콘서트를 구상하고 추진도 하고 했었는데 여러 사정상 이는 갈수록 힘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MBC가 K-POP을 독점할 수는 없습니다. 가능하지도 않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각 방송사가 선의의 경쟁을 해서 K-POP이 남미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전년도 6월에 상파울루에서 열린 12회 포럼브라질TV라는 방송콘텐트 마켓에 참여하였고 금년도에도 참가할 예정으로 있다는데 포럼의 규모, 의의 그리고 전망은?

작년 3월에 제가 부임해서 얼마되지 않는 6월 중순에 남미 최대의 프로그램 마켓이자 포럼인 제12회 포럼브라질TV에 한국방송사로는 처음으로 개별 전시실(booth)을 열어 참석을 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MBC 지사의 설립을 알리고 브라질에 한국 방송콘텐트를 본격적으로 확산하는 원대한 첫걸음을 내디딘 바 있습니다. 당시 이 행사를 후원해준 LG전자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올해 열리는 제13회 포럼브라질TV에도 작년의 여세를 몰아 당근 참석하게 됩니다. 스페인어로 더빙된 MBC 드라마 11편 중에서 얼마전 제일기획과 함께 브라질 시청자를 대상으로 FGI조사를 해 여기서 1위를 차지한 <내조의 여왕>을 필두로 <대장금>, <커피프린스>, <신데렐라맨> 등이 중점 소개될 예정입니다. 올해 행사는 삼성전자에서 후원을 하게 됩니다. 방송문화 창달과 한국방송 발전을 위한 전향적인 성원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행사 일정은 6월 4일 ~5일이고 장소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프레이 카네카 컨벤션입니다. 많은 성원 바랍니다.


- 브라질교포들과 생활하면서 느낀 점은?

네 정말 감동적이고 인상적입니다. 짧은 이민 역사에 이룬 성과에 대해서 깊은 경의를 갖고 있습니다. 생활력 강하시고 성실하시고, 또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따뜻하고 친절하시고.. 정말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저는 교양다큐멘터리PD로서 한국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멕시코 이민 10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를 연출한 적이 있고, 사할린 동포, 재일 동포, 중국 동포 등 해외 동포에 관한 프로그램을 다수 제작한 바 있는데 브라질 교민사회의 성장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따로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 브라질과 한국과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되어야 한다고 보는지..?

2009년에 수교 50주년이 지났고 내년 2월이면 이민 50주년을 맞게 됩니다. 한국과 브라질은 역사적인 인과관계나 특정 현안이 없는 참으로 우호와 친선이 가능한 협력관계라고 생각합니다. 글자 그대로 윈윈을 추구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양국 관계가 너무 경제적인 이해에만 치중하고 있는데 양국의 문화적 다양성과 풍부성을 위하여 문화교류와 인적 교류가 더 많아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경제교류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추진중인 상파울루 한국문화원 설립은 만시지탄의 감이 있는데 아무쪼록 순탄하게 잘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고 지금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인터뷰에 진지하게 임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끝으로 교민들에 한 말씀..

다시금 교민들의 노고와 성과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저와 MBC 중남미지사를 도와주시는 것에 엎드려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많은 보람과 발전이 있기를 기원합니다.

다만 외람된 말씀을 한 말씀드린다면 지금까지의 성취를 발판으로 앞으로 브라질 주류사회에 더 도전적으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인 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좀더 단합하는 모습과 공동체적인 정신을 발휘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한인 커뮤니티가 건설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부임 1주년을 맞으면서 다시 한번 성원과 배려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무이토 오브리가두...

(인터뷰 고대웅 ‘좋은 아침’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