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힐 바비큐 소통` 최신원 "브라질에 합작 공장 건설"

 
입력: 2012-05-20 18:08 / 수정: 2012-05-21 02:55
전국 사업장 돌며 직원들과 삼겹살 파티 "목표 달성땐 보너스 1000%"

 

< 고기 굽는 회장 > 최신원 SKC 회장(오른쪽 두 번째)이 지난 18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직원들에게 나눠줄 삼겹살을 굽고 있다. SKC 제공


최신원 SKC 회장은 시무식을 서울 사무실에서 하지 않는다. 전국 사업장을 돌며 직원들과 일일이 얼굴을 마주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구성원들을 직접 만나 회사의 목표를 설명하고 의견을 듣는 등 소통하면서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SKC 임직원들은 올해 이런 기회를 한 번 더 가졌다. 최 회장은 지난 3월 SKC 수원
공장을 시작으로 진천, 울산, 천안 등의 사업장을 순회하며 제주도에서 직접 주문한 삼겹살로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그는 지난 18일 SK텔레시스와 자회사 및 협력사인 에이엔티에스, 유빈스 등에서 일하는 450여명의 직원들을 위해 조리사복을 입었다.

이날 저녁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 뒤쪽 뜰에서는 맛있는 연기가 피어 올랐다. 최 회장과 50여명의 임원들이 숯불에 고기를 굽는 동안 직원들은 하얀 식탁보로 장식한 테이블에 편하게 앉았다. 최 회장은 “소통하고 협력해야 회사라는 공동체가 존재할 수 있다”며 “고기 먹고 힘을 내 힘찬 도약을 다짐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한 가족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은 먼저 사랑을 베푸는 것”이라며 행사장 옆에 마련한 불우이웃 돕기 바자회를 소개했다.

최 회장은 “식사 후 좋은 일에 쓸 수 있게 1만원씩만
내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식으로 모은 돈이 어느새 1000만원을 넘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바비큐 행사 때마다 노조 간부 부인과 임원 부인들도 함께한다. 한 가족이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최 회장의 ‘가족
경영’에 SKC 노조는 2007년 ‘항구적 무분규 선언’으로 화답했다. 그는 올 들어 각종 재단과 기금 등에 8억원가량을 기부했다. 2004년 설립한 최종건장학재단을 통해 매년 200여명의 고등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주고 있다.


-               중               략               -


SKC는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 이어 브라질에도 공장을 지어 남미로 영역 확장을 시도할 계획이다. 한·브라질 소사이어티 초대 회장을 지낸 최 회장은 올초 브라질 명예영사로 위촉돼 양국 간 교류 확대에 힘쓰고 있다. 최 회장은 “브라질 공장은 현지 기업과 합작하는 형태”라며 “많은 한국 기업이 현지에 진출해 있기 때문에 생산 기반을 늘려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C는
광학용, 편광판용 등 고기능성 필름 제품을 개발해 미국 내 3대 필름 메이커로 성장했다. 폴리에스터(PET)필름과 태양전지 소재로 사업부문을 다양화했고 미국 법인이 운영하는 조지아 공장을 복합소재 단지로 만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SK텔레시스를 통한 미국 시장 공략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성장은 엄격한 품질
관리가 뒷받침했다. 최 회장은 몇 년 전 수원 필름공장에서 품질이 목표에 미달하자 전 종업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품을 불태운 적이 있다. 판매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는 얘기도 나왔지만 최 회장은 용납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 “스스로 품질과 타협하면서 어떻게 고객만족을 실천할 수 있겠느냐”며 “품질에 대한 타협은 고객의 불만을 축적시켜 회사에 큰 위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