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  12월 7일자에 전병근 회원님의 기사가 게재 되었습니다.











조선일보·조선영상비전 공동기획[내년 브라질 이민 50한류, 삼바와 춤을] [2]

한국·브라질 장점 더한 브라질레아노 - 브라질 이민 한인 1.5~2세들
의류산업으로 기반 닦은 1세대 이어 문학·영화·미술 등 문화 영역 진출
현지인의 정서적 공감 이끌어내

 

브라질 상파울루 시내 파울리스타 대로변의 '리브라리아 쿨투라'는 서울 광화문의 교보문고 같은 곳. 이 나라 문화의 풍향계 노릇을 한다. 지난달 15일 찾아간 이곳 '국내 소설' 코너,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흰 바탕 붉은 고딕체 영어 제목의 책 한 권이 눈길을 끌었다. 'GO'.

어릴 적 아버지가 가출한 후 가슴에 구멍이 난 듯한 상실감에 시달리던 주인공이 소설 쓰기를 통해 자신을 되찾아간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지난 2007년 첫 출간 이래 3만 부 판매, 2009년 브라질 연방 교육부 선정 청소년권장도서, 젊은이들 사이에 'GO 문신 열풍'까지 낳았다. 저자는 닉 페어웰(Nick Farewell), 본명은 니콜라스 규석 리(41·한국명 이규석) 14세 때 부모님을 따라 이민 온 한인 1.5세다.

















이민 50주년, 브라질 한인 사회는 이제 현지 문단에 포르투갈어 작가를 배출할 정도로 진화하고 있다. 이민 1세대의 의류 도소매업을 기반으로 전문직(법조·의료)을 넘어 이젠 문화·예술 분야로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 법조·의료 분야만 해도 한인 특유의 교육열과 성실성을 무기로 전문지식을 쌓으면 된다. 하지만 문화·예술 분야는 현지인의 정서적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한인 사회가 질적 도약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때마침 모국에서 불어닥친 한류에 힘입어 이들은 '다인종 다문화의 나라' 브라질에서도 독특한 '문화적 혼혈'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     -

'문화적 혼혈' 브라질레아노의 꿈

먼 대륙에서 새 삶을 개척했던 브라질 한인들은 이제 '문화적 역량'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 8월 상파울루 한인 문집인 '열대 문화'가 다시 발간되기 시작한 것이 대표적 사례. 한글학교 교장 출신의 작가 안경자(70)씨는 "16년 만에 새로 내는 것"이라고 했다. 표지 디자인을 맡은 작가 이규석은 편집 후기에 브라질 한인들의 꿈을 이렇게 요약했다. "브라질과 한국의 특성은 서로를 보완해 준다. 한국의 교육과 끈기, 인내 그리고 브라질의 창의력, 유머러스함, 유연성이 합쳐지면서 새로운 종류의 인종 '브라질레아노'가 생겨났다고까지 할 수 있다. 브라질과 한국이 단지 대륙적 의미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으로 정서적으로 하나가 되는 것 말이다. 브라보, 브라질레아노!"

-
    -

하지만 최근 브라질 내 한류 열풍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온 호드리고 페브로니오(29)씨는 의미 있는 조언을 건넸다. "문화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상호적인데 한국인들은 '우리 것'만 내세우는 감이 있습니다. 다인종 다민족 사회인 브라질 사회에 좀 더 유연하게 어울릴 필요가 있어요."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12/06/201212060307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