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6월 18일자 KOBRAS 김용재 사무총장 기고가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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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라질&언어] 월드컵, 말을 알면 더 즐겁다

 

'따봉!' 1990년대 초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온 국민이 즐겨 쓴 표현이다. 당시 국내의 한 음료 광고에서 나온 최고의 유행어였다. 따봉은 포르투갈어다. '매우 좋다'는 뜻으로 원래는 '이스따 봉(Esta bom)'이라고 하지만 간단하게 줄여서 '따봉(Ta bom)'이라고 한다. 따봉은 '좋다!'라는 감탄뿐만 아니라 '좋아?' 하고 물을 때도 쓴다. 혹 브라질에 가서 '따봉?' 하고 끝을 살짝 올려 말하면 브라질 사람들 또한 '따봉!' 하고 길게 화답해 줄 것이다.

 

외국어가 잘 통용되지 않는 브라질에서 따봉은 그 쓰임새가 무척 많다. 길을 잘 모른다면 한번 물어보라. 십중팔구 친절하게 답해준다. 가끔은 엉뚱하게 알려줘서 낭패를 보기도 하지만 그 친절함에는 두 손 두 발을 들 지경이다. 그럴 때 '고맙다, 감사하다'는 의미의 '오브리가두(Obrigado)'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그저 '따봉!' 한마디만으로도 만사형통이다. 따봉은 미안하거나 괜찮으냐고 물어볼 때도 사용할 수 있다.

브라질 사람들은 서두르는 법이 별로 없다. 작년에 브라질을 갔을 때 우연히 만난 어떤 브라질 사람이 내게 '빨리빨리'라고 말하는 걸 듣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하지만 브라질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다 잘 안 되면 '내일'이라는 의미의 '아마냥(Amanha)'이라고 말해버린다. '내일 하면 되지, 뭐 그리 급하게 서두르느냐'는 말이다.

[출처: 조선일보 [2014 브라질월드컵] 첫 만남에 '아미구(amigo·친구)'일 꼬여도 '아마냥(Amanhã·내일 하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