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브라질 제철소 사활 건 이유
슬래브 자체 조달 통해 후판사업 경쟁력 강화
50년 만 고로사업 진출 숙업사업 달성
 
내우외환에 처한 동국제강이 브라질 일관제철소 프로젝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국제강의 제철소 건설은 3대에 걸친 꿈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경영악화에서 벗어나고 재도약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에 사활을 걸고 정성을 쏟을 수 밖에 없다.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재무구조는 수익성 부진으로 취약해진 상황이다.
 
동국제강의 지난해 별도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은 670억원, 당기순손실은 2298억원을 나타냈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적자 전환됐고 당기순손실은 131% 확대됐다.
 
지난 1분기 역시 영업손실은 68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고 당기순손실도 771억을 보였다.
 
동국제강의 재무건전성도 악화된 상태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지난해 차입금의존도는 58.7%에 달했다.
 
특히 동국제강은 브라질 프로젝트 관련 오는 2016년까지 납입해야 비용과 올해 연말까지 2700억원의 사채상환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은 지난 4월 삼성생명에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 4200억원에 매각한 것을 비롯해 보유주식 대부분을 처리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이 같이 재무구조 악화를 불러온데는 현재 추진 중인 브라질 일관제철소 건설 프로젝트가 한 몫 했다.
 
브라질 프로젝트는 동국제강이 포스코, 발레(브라질)와 합작사인 CSP를 통해 브라질 세아라주 뻬셍 지역에 연산 300t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것으로 총 투자비 486천만달러가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 가운데 동국제강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30% 73천만달러로 현재까지 63200만달러가 투입됐으며 앞으로 98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국제강은 브라질 제철소 사업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동국제강의 취약점으로 지적된 슬래브의 안정적인 공급을 통한 수익 개선과 향후 사업 확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브라질 슬래브 공급으로 후판 사업 개선 이뤄지나
 
선박, 교량 등 대형 구조물에 사용되는 후판은 동국제강의 주력 사업 중 하나다.
 
동국제강은 1971년 국내최초로 후판 사업을 확장하면서부터 고급 후판용 쇳물을 자급하지 못하고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해 사용해왔다.
 
지난해 후판 매출액은 12449억원인데 반해 후판생산용 슬래브 매입액은 1254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브라질 일관제철가 본격 가동될 경우 원재료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다. 이번 브라질 제철소가 중요한 이유다. 또한 고로에 투입 될 양질의 철광석을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는 것도 강점으로 꼽힌다.
 
동국제강은 브라질 고로제철소 사업을 통해 연간 약 160t 고급 슬래브를 자체조달해 당진 후판공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또 프로젝트가 본궤도에 오를 경우 현재 검토 중인 190t 규모의 포항 제2후판공장의 추가 구조조정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 후판사업의 경쟁력을 원천적으로 바꿀 수 있는 프로젝트"라며 "국내 철강사의 첫 남미 지역 진출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3대에 걸친 일관제철소 숙원 사업 이룬다
 
이와 함께 일관제철소 건립은 사업적 측면을 떠나 창업주 고 장경호 회장에서 2대 고 장상태 회장을 거쳐 현 장세주 회장까지 3대에 걸친 숙원 사업이다.
 
반세기 이상 철강업만 고집해 온 동국제강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동국제강의 고로 진출은 삼화제철소 인수에서부터 시작해, 1980년대 말에도 검토한 바 있다. 1996년 부산제강소를 포항으로 이전을 시작할 당시 고로사업 진출을 천명했으나, 이어진 외환 위기 등으로 이를 실현하지 못했다.
 
이후 베네수엘라 등에서의 제철 사업에 나선 바 있으며 결국 동국제강은 2001년부터 브라질 진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50여년만에 이뤄진 동국제강의 고로사업 진출은 주력 제품인 후판 일관제철 사업의 완성을 의미한다.
 
동국제강은 성장가능성이 높은 브라질 철강 시장 진출의 기틀을 다지고 원료와 자원이 풍부한 브라질에서 쇳물을 만들어 한국에서 최고급 철강 제품을 만드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완성하게 된다.
 
지난 9일 철의날 기념식에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CSP제철소 공정률은 87%로 완공까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EBN  동국제강, 브라질 제철소 사활 건 이유 ]